한지숙 명예회장을 회고하며

Remembering Jee Sook Hahn, MD, PhD (Sep 1, 1940 - Aug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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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n Exp Thromb Hemost. 2014;1(2):44-44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4 November 10
doi : https://doi.org/10.14345/ceth.14012
1Division of Hemato-oncology,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HA Bundang Medical Center, CH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ngnam, Korea
2Thrombosis and Vascular Biochemistry Lab., Department of Applied Bioscience, CH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ngnam, Korea
오도연1,, 정광회2
1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2차의과학대학교 바이오공학과
*Corresponding author: Doyeun Oh, MD, PhD Division of Hemato-oncology,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HA Bundang Medical Center, CH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59 Yatap-ro, Bundang-gu, Seongnam 463-712, Korea Tel: +82-31-780-5217, Fax: +82-31-780-5221, E-mail: doh@cha.ac.kr

이 시대에 흔치 않은 진정한 의사이자 학자이며 교수이신 한지숙 명예회장께서 갑작스럽게 하늘의 부름을 받으셨다.

한편으로는 무섭게 엄하셨고 한편으로는 매우 따스했던 고마우신 스승님, 어려운 혈액학 강의를 학생들의 이해를 위해 열정적으로 해 주셨던 선생님.

선생님은 1940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1965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수련을 마친 후 1970년에 강사로 시작으로 2005년 말까지 연세의대 교수로서 봉직하며 많은 제자와 후학들을 양성하셨다. 선생님은 의대 재직 중 일본과 독일에서 연수하여 1974년에 엽산과 비타민 대사에 관한 실험실 연구를 국내 최초로 하였고, 1988년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을 정착하는데 기여하셨다.

37년간 연세의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혈액, 수혈, 조혈모세포이식, 혈전지혈학에 이르기까지 혈액학 관련 여러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중책을 두루 거치고 그 공적으로 대한수혈학회 공로패(2000), 대한혈액학회학술공로상(2005)을 수상하셨다.

선생님은 투철한 선비정신의 학자로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분으로 선후배와 제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원칙에 충실하고 국가관이 투철하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사랑과 자선을 몸소 실천하며 사신 멋진 모습은 앞으로도 우리 후학들에게 오래 기억될 소중한 선생님의 유품일 것이다.

우리 학회와의 인연은 1991년 2월 서울의대 이문호 교수님을 도와 한국지혈혈전학회의 창립에 기여하셨으며 1994년에는 한국지혈혈전학회지의 창간에 편집위원장으로서 참여하셨고[1], 이후 1997년에는 학회 회장, 2002년에는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아시아태평양혈전지혈학회의 대회장으로서 학회를 이끄시어 그 공적으로 아태혈전지혈학회 공로상(2002), 한국혈전지혈학회 공로상(2005)을 수상하셨다.

2005년 연세의대 정년퇴임 이후에도 우리 학회를 사랑하는 마음은 남달라 학회의 원로로서 많은 금액을 기부하여 후학들의 학술활동을 장려하셨다. 우리 학회는 그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선생님의 아호를 딴 송암(松岩) 학술상을 제정하고 매년 혈전지혈분야에서 가치 있는 논문을 게재한 회원에게 상패와 상금을 시상하고 있다[2].

선생님은 또한, 학회의 생명은 학술지라는 굳건한 철학으로 우여곡절로 단행된 학술지의 통합을 안타까워하여 끝없이 자체 학술지의 발간을 독려하고 학회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시어, 마침내 2014년 학술지가 다시 발행될 수 있었다. 투병 중인 병상에서 학술지의 발간 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어 기쁨을 전하신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임종하기 얼마 전까지도 암투병의 힘든 몸을 이끌고 학회장에 들러 회원들의 활동을 격려하셨다.

선생님은 글 쓰고 책을 발행하는 편집인으로서의 재주가 남달라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셨고 은퇴 후 회고록도 여러 권 쓰시어 지인들에게 돌려주셨다. 2011년 한국혈우병지침서의 발행에 많은 도움을 주셨고, 동년 한국혈전지혈학회 20년사의 편찬위원장으로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후학들에게 간행물의 소중함과 학회의 학술발전을 위한 방법을 일깨워 주었다.

학자로서의 양심과 책임감, 그리고 후학들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학회의 위상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에 정진하기를 강조하신 분. 학회의 규모 확대를 위해 홍보의 중요성을 역설하신 분. 누구보다도 학회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삶의 끝자락까지 한국혈전지혈학회의 발전을 염원하셨던고 한지숙 명예회장의 고귀한 바람을 잊지 않아야겠다.

오늘 우리는 2002년 아시아태평양혈전지혈학회 학술대회를 성공리에 치르고 뒤풀이로 국내외 참석회원들과 용인민속촌에서 관광을 즐기던 그날의 선생님을 사진 속에서 만나고 있다. 선생님의 바람대로 한국혈전지혈학회가 크게 성장할 날을 기약 드리며 내년 봄에는 민속마을에 가서 그날의 선생님과 함께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지...

2014. 10. 2

한국혈전지혈학회 회장 오도연

부회장 정광회

References

1. Oh D, Jeong MH, Park R. The official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n Thrombosis and Hemostasis: from KJHT to CETH. Clin Exp Thromb Hemost 2014;1:3.
2. CETH Editorial Board. CETH Lounge. CETH Lounge. Clin Exp Thromb Hemost 20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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